한국의 유명한 가수인 김건모씨가 부른 노래 중 '핑계'라는 노래의 가사 중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니가 지금 나라면 넌 웃을 수 있니&ellipsis;"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입장이란 말의 정의를 '니가 나라면&ellipsis;'이라고 잘 표현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는 것은 바로 이해의 출발입니다.
이해라는 단어는 참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한문으로의 의미로는 어려운 이치나 구조를 풀어 헤친다는 뜻입니다. 한 사람을 이해한다고 할 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삶의 복잡한 구조와 심리와 배경과 사고와 경험과 상처를 다 풀어 헤쳐놓고 봐야 비로소 이해한다는 말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그리 수비지 않습니다.
또 한편으론 이해를 영어로 understanding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이해하려는 대상의 아래(under)에 서보는 것(standing)을 말합니다. 드러난 위가 아닌 드러나지 않은 아래에 서볼 때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요?
고등학교 때 한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는 학교에서 주먹으로 조직의 보스를 하는 친구였습니다. 키도 작고 이빨은 깨져 은으로 씌운데다가 인상도 험악해서 누구도 그 친구를 가까이 하기보단 무서워 했고 마주치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어느 날 제가 그 친구를 만나 "너 언제까지 이렇게 살래? 이렇게 사는게 재미있냐? 교회 같이 안갈래? 등등&ellipsis;" 그 친구를 향해 용기를 갖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빤히 바라보더니 웃으면서 저보고 오늘 자기 집에 같이 놀러가자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간 그 친구 집은 예상외로 무지하게 부요하게 사는 집이었고, 그 친구는 잘 꾸며진 자기 방에 데리고 가서는 담배를 한 대 물고 제게 얘기합니다. "주활아, 나한데 그런 얘기한 놈이 니가 처음인데 고맙긴 한데 니가 날 알어?" 하며 자기가 이렇게 된 가정적인 이야기를 오랜 시간 해주었습니다. 부모님 이혼, 새 엄마, 아버지의 폭력&ellipsis; 이야기를 들으며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겉만 보고 친구를 나무란 제가 참 부끄러워 바로 용서를 구하였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하며 진정한 이해의 마음을 갖지 않고 누군가를 향해 말하는 것은 참 위험한 일인 것을 그 때 알았습니다.
글쓴이: 주활 목사, 솔즈베리감리교회 MD
올린날: 2012년 11월 1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