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오후에 조영진 감독님, 장기옥 목사님 은퇴 찬하 모임이 있었습니다. 큰 잔치를 부드럽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여러 교우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위스컨신 연회 정희수 감독님께서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 주셨고, 5시간 이상 멀리서 운전해서 1박 2일의 일정으로 오신 분들도 계십니다. 사실 너무 멋지고, 고우신 두 분께 '은퇴'라는 단어가 아직도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버지니아 연회와 와싱톤한인교회 식구들 모두는 정말 아쉬운 마음으로, 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모아 두 분 선배 목사님들의 목회사역 1막을 매듭짓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일평생 멋진 목회사역 후에 잠시 숨 고르기를 위한 안식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서 Re-Tire, 더 튼튼한 타이어로 갈아 끼우시고, 새롭게 시작되는 인생/목회사역 2막의 출발선에 다시 서시길 기대해 봅니다.
지난 몇 달간 사랑하는 교우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두 분께서 남겨주신 아름다운 족적이 교우들의 마음속 깊이, 교회 구석구석에 단단한 뿌리로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올해도 제자반이 막 시작됐는데, 20여 년 전에 장기옥 목사님께서 정성껏 뿌려주신 교육목회 씨앗의 열매입니다. 제가 매 주일 말씀을 전하는 강단은 조영진 감독님께서 22년 동안 불꽃 같은 복음을 선포하신 자리입니다. 저는 강단에 설 때마다 조감독님과 나눴던 우문현답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감독님, 어떻게 하면 설교 잘할 수 있습니까?’ 얼떨결에 발에 맞지 않는 큰 신발을 신게 된 제가 드렸던 방법론적 질문에 감독님은 '본질적'인 대답을 주셨습니다. 주일 아침에 말씀을 전하시기 전, 매주 토요일 저녁에 홀로 성전에 나오셔서 성도님들이 앉으시는 의자 한 줄 한 줄에 손을 대고 기도 하셨답니다. ‘하나님, 내일 말씀을 듣게 될 한 영혼, 한 영혼을 축복합니다. 한 심령도 성전의 뜰만 밟고, 거저 왔다가 그냥 돌아가는 분 없이 모두가 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게 하옵소서.’ 말씀을 전하시기 직전 강단에 올라오시면서도 이런 짧은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하나님, 인간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옵소서.’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도, 말씀을 전하는 순간도, 교우들과 만나는 시간도, 언제 어디에서나 두 분의 가슴은 주님의 사랑에 꼭 붙잡혀 계셨습니다. 지금도 두 분을 뵈면, 언제나 영혼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맑은 지혜로, 한평생 뼛속 깊은 곳에 간직해오신 주님의 사랑으로 따뜻하게 맞아 주십니다. ‘오직 하나님의 뜻만이 이루어지길’ 간구하시며, Virginia Annual Conference에 하루 한 시간 이상 기도와 묵상훈련을 선포하는 영적인 돌풍을 몰고 오셨습니다. 감독으로서 한 연회를 신실하게 섬기셨을 뿐만 아니라, UMC 교단 전체에도 늘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셨습니다.
은퇴 찬하 모임 마지막 순서인 찬양대의 '할렐루야' 합창이 일주일 내내 귓전에 머물러 있습니다. 두 분의 목회 여정 가운데 정확한 시간 (박자)에 정확한 방법 (음정)으로 역사해 주신 하나님의 은총을 찬양합니다. 모임을 마치고, 두 분과 인사를 나누려고 모든 분들이 긴 줄에서 오랜 시간을 기쁨으로 기다리셨습니다. 반가운 포옹을 하시는 동안 가슴에 달려 있던 장미꽃이 한 잎씩 떨어져서 자연스럽게 두 분 주변에 장미 꽃길이 생겨났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이런 기도를 드려 봅니다.
'주의 신실하신 종 조영진 감독님과 장기옥 목사님을 하나님께 먼저 올려 드립니다. 두 분의 사역을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에벤에셀의 하나님, 꼭 필요한 순간에 앞서가시는 은총을 경험케 하신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 당신의 종들을 다시 한 번 셀 수 없는, 다함이 없는, 풍성한 은총의 날개 안에 품어 주시옵소서. 그윽한 장미 향기를 즐길 수 있는 여유와 주님의 향기를 맘껏 땅끝까지 전하는 두 분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
아래는 사진 링크 입니다.
https://goo.gl/photos/GeqFtu4eD8VJegWy8
샬롬
김한성 드림
올린날: 2016년 9월 23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