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다시 타기

이번 주(3/25판) 타임지를 보면 새로 선출된 교황 Pope Francis에 관한 특집과 더불어 이 시대 문화변화 10가지 아이디어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어쩌면 새 교황이 청렴한 수도사의 모델인 성 프란시스코를 존경하는 분으로서 추기경 시절에도 리무진을 타기보다 공영버스를 애용했다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내용이 새 시대 '10 Big Ideas'에 몇 가지 제시되었습니다. 첫째는 사람 사는 거주공간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특별히 요즘 뉴욕과 같은 도시에 소개되는 마이크로 아파트는 250 sq ft입니다. 작지만 필요한 것은 다 갖추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전거로 소포배달하는 것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벌써 런던은 물론 시애틀에서 시작되고 뉴욕에도 곧 자전거로 소포배달하는 회사들이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는 10대 큰 아이디어의 변화 가운데 하나로 설교에 대한 내용이 나왔습니다. 90년대 유행되었던 부흥의 마켓전략에서 복음의 본질로의 회복을 제시했습니다. 교인들을 자기들이 좋아하는 물건 구입하는 소비자로 대하는 전략이 더 이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설교도 복음의 본질을 더 강하게 증거하는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저는 이번주 타임지를 읽으면서 새삼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추기경이 리무진을 타지 않고 남들이 다 타는 버스를 탔다는 것이 아주 신기한 것이 되어 버린 오늘날의 종교계의 코미디를 보는 듯 했습니다. 교황으로 선출되어서도 손님이 오니까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 정문까지 나와서 손님을 반겼다고 합니다. 가톨릭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인간미가 넘치는 교황에 대해 신기해하면서 동시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조금이나마 예수님 냄새나는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목마름입니다.

이번 타임지가 세상이 복잡다단할수록 단순화의 필요성을 제시한 것처럼 우리들도 단순한 삶을 위한 점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가 신학교 다닐 때 'base community'운동이 활발했었습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도 공동생활을 하면서 생필품 구입도 공동으로 하고 무엇보다 자동차는 두세 가정당 하나 그리고 아이들 양육도 함께 하면서 생활비를 절약하는 노력들을 했었습니다. 자기 사유재산에 욕심부릴 형편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가능했었습니다.

자동차와 자전거 사이에서 필요하면 자전거를 타야 할 것입니다. 저도 자전거를 제 삶에 다시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훈련만 되면 건강에도 아주 좋을 일입니다. 목회 일정 상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은 어려운 노릇입니다. 그렇다면 목회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문제는 모든 것이 소비 극대화를 위해 디자인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낭비를 너무 당연한 특권으로 여깁니다. 우리 교회도 당연하게 전제하는 전력과 연료비가 너무 많습니다. 어른부터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절전과 절약의 미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자전거가 대도시에 다시 소개되는 현실은 상징적이기도 하지만 실제적인 방안인 것 같습니다.

애틀랜타에 와서 살면서 가장 큰 문제가 공공 교통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자기 차가 없으면 다니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땅은 넓어서 여기저기 멀리 떨어진 곳에 sub-division이란 곳을 만들어서 집을 짓는데 이것은 사람 사는 땅이 연결되지 않는 시스템입니다. 어떻게 보면 땅 넓은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가지는 스스로 만드는 감옥을 성공의 척도로 여기는 문화입니다. 지금 우리 교회도 이런 도전이 있습니다. 모두 편리하게 쓸 수 있는 큰 건물이 있는데 이것이 앞으로 전도와 선교를 위해 어떻게 유용될 것인가라는 도전입니다. 주일 이른 오후에 다른 소수민족교회가 예배 드리도록 배려를 한다거나 새 건물 주중사용과 주일 오후 예배당 사용도 현재보다 많은 용도로 쓰여져야 할 것입니다. 다만 우리 교회가 큰 모임에는 유용하지만 작은 모임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구조입니다. 몇 사람 모이지 않는 모임을 위해서도 교회 온 구조가 열렸다 닫혔다해야하니 낭비가 많습니다. 자전거 타야하는데 큰 버스를 움직여야 하는 것입니다.

제게 도전이 된 것은 '새 시대 10가지 큰 아이이더의 변화'에서 교회가 복음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제시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타임지는 종교잡지가 아닙니다. 그런데 왜 이런 문제제기일까요? 다른 것 아닙니다. 세상이 교회에 이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역할이 달라진 것입니다. 교육시설이 변변치 못했던 시대에 교회는 교육기관으로서, 때로는 건강센터로서 어떤 때는 문화회관으로서 역할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교회가 이런 것에 바쁠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교회가 교회 고유의 본분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건축을 잘하고 부흥하고 그러면서 자칫 잘못할 수 있는 것은 교회가 세상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만족시키는 센터가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닙니다. 오늘날 이 시대의 교회는 하나님 말씀 선포와 가르침 그리고 사람을 고치는 일의 본질에 치중해야 합니다. 사람을 고치는 일을 '마귀를 몰아내는 것'(casting the demons)이라고 바꿀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편한 고급 자동차에 너무 익숙하다 보면 자전거를 타고 마시는 신선한 공기와 하나님 창조의 세계 아름다움을 놓치기 쉽습니다. 자전거를 다시 타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김정호 목사, 아틀란타한인교회 GA
올린날: 2013년 3월 18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관련

선교
정희수 감독이 샌디에고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한인목회강화협의회 2018년차 회의 개회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Photo by Thomas Kim, UMNS

가라 하신 깊은 곳

"깊은 곳, 그곳은 두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가는 길입니다.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가는 길입니다. 그동안 알았던 모든 공식이 통하지 않는 변혁적인 도전 앞에서 주님은 깊은 곳으로 가라고 하십니다." 정희수 감독의 한목협 2018년 연차회의 개회예배 설교전문.
사회적 관심
백두산에서 남과 북의 정상이 두손을 잡았다. KBS 화면 캡쳐

우리 시대에 평화? 한국의 진전을 축하하며

위스콘신 연회의 정희수 감독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하다. "Peace in Our Time" by Bishop Jung in English and Korean.
사회적 관심
Goodbye-reunion at Mt. Diamond in N. Korea in 2018. MBC TV screen capture.

희망의 시작 '작별 상봉(作別 相逢)'

'180초짜리 만남'이나 '작별 상봉'은 헤어짐을 위한 만남이 아니라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을 알리는 만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