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문에 들어서는 순간, 유리벽에 붙여진 큰 포스터가 눈에 뜨입니다. "Life is better when we're connected."(우리가 서로 연결될 때 삶은 더 나아집니다.) 이 은행에서 새로 시작한 모바일 뱅킹(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일)을 선전하는 문구입니다. 한 눈에 딱 들어오도록 포스터를 잘도 만들었습니다.
잠깐 멈춰 서서 포스터를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결되면 삶이 더 좋아진다니&ellipsis; 그럼 우리가 언제 연결되지 않았던 적이라도 있었단 말인가?" 잘 만들어진 포스터에 시비를 걸 마음은 없었지만 본의 아니게 시비조가 되었죠.
사실, 우리는 늘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한 번도 온 우주를 연결하고 있는 이 복잡한 네트워크(Network)에서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자연과 우주, 그리고 다시 우주와 인간: 우리는 한 번도 이 신비스런 연결 고리를 벗어본 적이 없단 말입니다. 나비효과 이론은 이 말을 멋진 말로 정리해놓았습니다: "브라질에서의 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 사도 바울도 에베소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도 한 분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에베소서 4:6) 이 연결을 보았는가 혹은 보지 못하였는가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그렇게 태초부터 늘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다음 주(10/6)에 있을 세계성찬주일을 준비하면서 저는 만물이 하나님 안에 하나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깊이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은 이미 그 분 안에 우리를 하나로 연결시켜 주셨습니다. 세계성찬주일에 우리가 떼는 떡은 흩어졌던 우리를 '비로소'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아닌 이미 하나된 영적 현실을 볼 수 있도록 우리의 눈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이 하나됨을 축하하는 잔치에 교우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함께 예배함으로 언어, 인종, 그리고 문화 이전에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신 하나님을 찬양할 것입니다. 오셔서 이 오래된 영적 현실에 새로이 눈을 뜨시는 기회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이런 생각하고 났더니 그 은행 선전 문구를 좀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바꾸면 좋을 것 같습니다.
Isn't life better since we're connected?
우리가 이렇게 연결되어있으니 삶이 더욱 풍성치 아니한가? ^^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를 이어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글쓴이: 한명선 목사, 요벨한인연합감리교회 NJ
올린날: 2013년 10월 3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