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기도

제가 청년 시절, 한참 은혜를 사모하며 기도원 집회에 참여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기도원에서 은혜를 받고 내려오는 데 먹구름이 뒤덮여 있었습니다. 이미 비가 한 방울씩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는데, 구름 상태로 봐서 폭우가 쏟아질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당차게도 이런 기도를 올렸습니다. "하나님, 제가 버스를 타러 저 산 밑까지 내려가는 동안 비가 내리지 않게 해주세요." 그리고 믿습니다 하고 우산도 없이 버스 정류장까지 내려간 겁니다. 그런데 정말 산을 내려가는 20-30분 동안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버스에 오르자마자 비가 쏟아지는데 하늘에 구멍이 난 듯 엄청나게 퍼부었습니다. 그걸 보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야, 이제 내게도 능력이 임하는구나!'

하나님은 믿음이 연약한 사람에게 믿음을 심어주시기 위해, 이런 이기적인 기도에 응답하시기도 합니다. 초신자들 중에 기도응답을 받았다고 하면서 간증하는 내용을 보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신앙이 성숙해질수록 이런 이기적인 기도는 하게 되지도 않거니와 응답되는 경우도 드뭅니다. 물론 하나님이 기도를 듣지 않으시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무응답의 기간 동안 우리들이 하나님의 뜻을 더욱 살피도록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진정으로 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모든 이기심을 내려놓고 하나님 편에 서 있다면 하나님은 여호수아가 아모리 연합군과 전쟁을 치를 때 그들을 진멸하기 위해 "태양아, 멈춰라!"고 한 것처럼 황당해 보이는 기도에도 응답하십니다. 그 외침에는 하나님에 대한 완전한 신뢰가 배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는 자는 마치 바람에 밀려 요동 하는 바다 물결 같으니 이런 사람은 무엇이든지 주께 얻기를 생각하지 말라"(약1:6,7).

한 집사님이 고3인 아들을 새벽에 깨워서 '공부하라'고 하고는 새벽기도를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기도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 보니, 아들이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가 쿨쿨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집사님이 화가 치밀어 올라 꽥 소리를 지르며 하는 말이 이랬습니다. "넌 어째 이 모양이냐? 에미는 교회에 가서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는데, 자빠져 자! 넌 안 돼, 안 돼!" 아들 잘 되게 해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고 와서 '안 돼, 안 돼'라니 말이 됩니까? 이와 관련해서 이런 재미있는 유머도 있습니다. 한 백수가 돌덩어리를 금 덩어리가 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 한 후에 눈을 떠 보니 여전히 돌덩어리였습니다. 그때 그가 하는 말 이랬습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주님께서 사람의 목소리를 이 날처럼 이렇게 들어주신 일은, 전에도 없었고 뒤에도 없었다. 주님께서는 이처럼 이스라엘을 편들어 싸우셨다"(수10:14). 하나님께서 낮고 천한 인간의 음성을 들으신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소망이 됩니까?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이 내 음성을 들으시겠어?' 라며 의심을 합니다. 그래서 한 두 번 의미 없이 허공에 대고 외쳐보다가 '내 이럴 줄 알았어!'하고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런 자세로는 아무리 기도를 해도 하나님의 응답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평소 교제가 없는 사람에게 갑자기 찾아가 어려운 일을 부탁하지 않습니다. 피차 인사 한 번 없었던 누군가에게 불쑥 심각한 문제를 상의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자주 만나서 서로 안면을 트고 서로를 알아가고 나서야 마음속의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입니다. 이상한 건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할 이야기가 없을 것 같은 데 대화가 끊이지 않고, 오랜만에 만나면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주의나 두리번거리고 천장만 바라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과 우리 인생의 문제를 가지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기 위해서는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무시로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엡6:18). 이렇게 하나님과 소통을 이루고 있을 때 우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담대하게 기도하여 하나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C. S. 루이스에게 한 청년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기독교의 기적이란 게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때 루이스가 이런 말을 청년에게 했습니다. "맞아요, 어쩌면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도가 멈추면 그 우연도 멈추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부지런한 사람은 방법을 찾고 게으른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 영적으로 부지런한 성도가 찾는 방법은 기도입니다. 기도는 성도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기도란 하나님과 손을 잡는 것입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 여기 저기 기웃거려 보아야 절망감만 듭니다. 인생의 난국에는 하나님만 바라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글쓴이: 이철구 목사, 남부플로리다한인연합감리교회 FL
올린날: 2013년 10월 8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선교
정희수 감독이 샌디에고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한인목회강화협의회 2018년차 회의 개회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Photo by Thomas Kim, UMNS

가라 하신 깊은 곳

"깊은 곳, 그곳은 두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가는 길입니다.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가는 길입니다. 그동안 알았던 모든 공식이 통하지 않는 변혁적인 도전 앞에서 주님은 깊은 곳으로 가라고 하십니다." 정희수 감독의 한목협 2018년 연차회의 개회예배 설교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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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서 남과 북의 정상이 두손을 잡았다. KBS 화면 캡쳐

우리 시대에 평화? 한국의 진전을 축하하며

위스콘신 연회의 정희수 감독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하다. "Peace in Our Time" by Bishop Jung in English and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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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reunion at Mt. Diamond in N. Korea in 2018. MBC TV screen capture.

희망의 시작 '작별 상봉(作別 相逢)'

'180초짜리 만남'이나 '작별 상봉'은 헤어짐을 위한 만남이 아니라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을 알리는 만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