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국에선 고속도로를 달리는 승합차가 제한 속도인 100km를 넘기게 되면 '삐삐 삐삐' 하는 신호음이 들려서 속도를 과대 초과했다는 사실을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자동 차 장치가 있었다고 합니다. 운전자가 그 소리를 듣는 동안 에 심리적으로 불안해져서 속도를 늦춰 소리가 나지 않게 조치를 취하여 안전하게 정속으로 달리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기능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시속 100km를 넘길 때마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니까 '위험을 알리는 신호음'이라는 생각보다는 시끄럽고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된 것입니다. 운전자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소리인데 이것을 운전자들은 자신들의 귀에 거슬리는 소리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령은 우리가 성령의 법을 어길 때마다 우리를 상대로 거슬리는 역할을 하시는 것입니다. 성령은 우리를 도우시고, 보호하시고, 인도하시고, 역사하시는 분인 반면에 우리가 성령을 거슬리고 육신의 일을 도모하는 동안 성령은 우리를 거슬리고, 우리가 잘못된 일을 할 때마다 불편한 맘을 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1차 전도 여행을 마치고 실라와 함께 2차 전도 여행을 할 때 성령이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하시고 오히려 마케도니아로 전도케 하십니다. 바울이 애를 썼지만 성령은 막으신 것입니다. 이렇듯 성령은 당신의 뜻에 어긋난 일에 대해서 허락하지 않으시고, 그 일을 못하도록 막으시는 것입니다.
자동차의 위험을 알리는 신호음이 운전자의 운전을 돕듯이, 우리가 잘못된 부분을 모르고 달리는 동안 성령께서 신호해 주시고 막으신다는 것은 우리에게 여간 축복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를 거쳐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무렵, 십볼의 아들 발락이 이스라엘의 모습을 보니까, 소가 밭의 풀을 뜯어 먹음 같이 사면에 있는 것을 다 뜯어 먹을 것처럼 보여 그들을 두려워했습니다. 모압 왕 발락이 이 무리를 막을 묘안을 생각하다가 브올의 아들 발람을 이용해서 이스라엘을 저주하게 하려고 발람을 꼬였을 때, 결국 발람이 모압 귀족들과 함께 그들을 따라 행하게 되었는데, 그때 그의 행함을 인하여 하나님께서 진노하셨고, 그 길을 막으셨습니다.
성령께서 우리가 행하는 일이 잘못되었을 때 좌우로 피할 데가 없도록 우리를 막으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음성을 즐겨 듣는 자에겐 성령의 역사가 감사할 것이고 그 음성이 듣기 거북한 자에겐 불편할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더 나아가 성령께서 그를 막으시다가 순종하지 않을 때 징계로 다스리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막으시지 않으셨다면 우리는 많은 올무에 걸려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고, 어두움 가운데 허우적거렸을 것입니다.
이렇듯 성령의 거슬리심은 우리에게 절대로 필요한 것임을 깨닫습니다. 그의 도우심은 우리를 더욱 안전하게 하나님 앞에 가깝게 나아가게 하고, 그의 거슬리심은 우리를 세상과 더욱 멀어지게 하는 것임을 생각할 때, 성령의 행하심에 대해 감사할 뿐입니다.
글쓴이: 배세진 목사, 올랜도연합감리교회 FL
올린날: 2013년 5월 29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