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이 일이 잘 돼서 꼭 부자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 주세요!" 얼마 전, 상담을 요청했던 한 분이 제게 부탁한 말씀이었습니다.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 간절한 마음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자, 이제부터 기도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목사가, 교인이 '부자가 되게 해 달라, 돈 많이 벌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 드리는 일이 옳은 일일까요? 성경은 가난한 삶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가난하게 사는 것이 더 신앙적이라거나, 곤궁한 삶이 가치 있다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때로는 물질을 하나님의 복으로 말하는 경우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아브라함이 거부가 되었고, 이삭도 흉년의 기간에 100배의 복을 받기도 했으며, 야곱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거부가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신명기 28:6의 "들어와도 복을 받고, 나가도 복을 받는다"고 표현된 말씀도 대부분 물질과 관련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물질을 경계해야 할 것을 가르치는 말씀도 많습니다. 잠언은 재물이 진노의 날에 아무 유익이 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잠11: 4). 예수님은 씨 뿌리는 비유에서 가시떨기에 떨어진 경우를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에 말씀이 막혀 결실하지 못하는 것으로 가르칩니다(마13: 22). 또 예수님은 부자 청년과의 대화 끝에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고 말합니다(막10: 23). 이처럼 성경에는 물질에 대한 상반된 표현이 많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자세히 읽어보면 이런 다양한 표현들이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은 물질 자체만을 복이라 말하지 않고, 혹은 물질 자체를 멀리해야 하는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성경은 물질의 많고 적음에 중요한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물질에 대한 태도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성경의 관심은 그리스도인들이 청지기로서 그 맡은 것을 하나님의 뜻에 맞도록 사용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하나님께서 물질을 자신에게 맡겨 주신 것으로 받아들여 청지기로서 그 물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더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모든 물질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당한 물질을 위해 기도할 수 있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으로 물질을 얻고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기도해야 합니다. 성도는 의로운 방법으로 물질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며, 그 물질이 올바르게 사용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여기 버는 일과 쓰는 일에 관심을 보인 한 기업을 소개합니다. 영국의 유명한 화장품 회사 바디샵(The Body Shop)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동물실험을 일절 하지 않고, 식물성 원료만을 쓰는 환경 친화적 기업이념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창업주 아니타 로딕은(Anita Roddick)은 이 이념을 실천하는 것은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의무라고 말합니다. 이 회사는 화장품 원료도 수입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산국에서 나는 재료를 쓰고 또한 그 나라의 노동력을 활용해서 제조합니다. 10불짜리 멜론시드 샤워젤을 사면 소비자는 아프리카 나미비아 여성들의 고용을 창출하고 그들의 생활을 돕는데 일조하는 것이 됩니다. 이 기업은 그 동안 산성비, 재활용, 녹색소비자와 인종청소, 여성의 인권,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 등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왔습니다. 이 회사는 돈을 버는 것과 사회를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일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일깨우는 참신하고 놀라운 경영방식을 채택해서 소비자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일들이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들을 통해 더욱 크게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가운데, 우리의 자녀들 가운데에서도 이렇게 물질을 버는 것에서 더 나아가 쓰는 일에 관심을 갖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복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합니다. 자 이제 함께 기도를 시작합시다.
글쓴이: 윤동현 목사, 그린교회 CA
올린날: 2012년 7월 13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