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를 찾아

황당한 경우를 당할 때 '어처구니 없다'는 말을 종종 사용하곤 합니다. 사실 어처구니라는 말의 유래는 맷돌의 윗부분에 꽂은 손잡이 혹은 중심축에서 나온 것이라 합니다. 곡식을 갈기 위해 맷돌을 돌리려면 어처구니를 잡아야만 합니다. 그런데 만일 모든 것이 다 준비된 상태에서 막상 맷돌 위에 손잡이가 없으면 참으로 난감하기 이를 데 없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어처구니 없는 경우인 것입니다.

모든 것이 온당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아니하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가 바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거기 분명히 있는 것을 보았는데도 없다 말하고, 분명히 자신이 행한 일임에도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 한다면 누구나 어처구니가 없어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처구니'는 모든 것의 본성을 유지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없는 맷돌은 더 이상 맷돌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움직일 수 있는 '중심축'과 같은 그 무언가가 없다면 분명 그것은 어처구니 없는 인생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중심이 무엇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진정 우리의 삶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바르게 인도할 수 있는 어처구니는 무엇입니까? 곧 삭아서 부러져 버릴 유한한 어처구니에 우리의 삶을 의지할 것입니까? 과연 우리가 의지해야 할 영원히 변치 않을 어처구니는 무엇입니까?

선지자 이사야는 우리가 애타게 기다리는 그 날, 곧 우리의 어둡고 불안한 생을 지탱해 줄 어처구니를 찾는 때에 일어날 일들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리와 어린아이가 함께 살며,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누우며,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 곁에서 장난하리만큼'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갈등과 분쟁으로 틈이 난 것이 아니라 허물없이 함께 어울리며 나눌 수 있는 정겨운 세상. 힘있는 자의 일방적인 독주로 억울하게 고통 받는 이가 없이 모두가 모자람도 더함도 없이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정의로운 세상. 그래서 이러한 참 세상에 대한 믿음과 소망이 물이 바다를 덮고 있는 것처럼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정말 속 후련한 세상. 바로 그 날에 이루어질 세상의 모습이라고 이사야는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날을 이사야는 이새의 뿌리에서 난 싹, 그 싹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 열매를 맺는 날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이신 예수께서 이 땅에 인간의 몸으로 오시어서 우리에게 참된 삶의 진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향해 걸어가야 할 길인지, 그래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나라에서 얻게 될 영원한 생명의 열매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시게 될 바로 그 날 말입니다.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 그리고 그것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 대림절의 의미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시간이 분명합니다.

그 누구도 그저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을 향해 어처구니 없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오히려 옆에 먹을 것을 쌓아 두고 버젓이 옷을 입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굶주리고 벌거벗었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나 적합한 표현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에게 서로가 함께 아무 걱정 없이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평화와 정의의 참 세상이라는 소망을 두고서도, 아직 우리는 소망이 없다고 몸과 마음을 다른 것에 빼앗기고 있다면 그것 역시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맞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님은 우리에게 먹고 마시고 입는 것에만 마음을 둘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성취하도록 허락하실 하나님 나라를 향해 소망을 품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움직이기 위해 우리가 찾아야 할 진정한 어처구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하나님 나라의 열매를 가지고 이 땅 위에 소망의 싹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이 대림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면서, 우리 각각에게 과연 지금 이 순간 무엇이 진정한 어처구니인지를 찾아보는 뜻 깊은 시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글쓴이: 권혁인 목사, 버클리한인연합감리교회 CA
올린날: 2012년 12월 13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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