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선물한 영화 샌드라 불록 주연의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감동의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를 관람했다. 경제난으로 우울하고 어두웠던 한 해를 살아오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햇살처럼 찾아 든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금융위기로 촉발된 힘겨운 한 해를 살아온 모든 미국인들은 이 영화 한편이 주는 감동적인 메시지 때문에 시들해진 희망과 사랑의 진실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난 11월 셋째 주 개봉과 동시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2위로 진입하는 흥행에 성공했다. 그뿐인가? 주연으로 등장한 샌드라 불록(Sandra Bullock)은 금년 아카데미 영화상의 막강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라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폭력과 불륜이 판치는 영화계에 아주 모처럼 기독교 가치관을 중심으로 한 영화였다는 것이 나를 들뜨게 했고 영화관을 나오면서 내 입에선 그래, 아직도 이 나라는 희망의 나라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는 마이클 루이스의 소설을 같은 제목으로 재구성한 영화로서 풋볼선수인 마이클 오어(Michael Oher)의 실제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영화다.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노숙자나 다름없었던 마이클은 가족도 없고 부모 모두가 마약중독자라서 포스터 홈을 전전하는 소년이었다. 그 불행한 흑인 소년이 테네시주 멤피스에 사는 리 앤 투이(Leigh Anne Tuohy)라는 백인 여성을 만나면서 인생의 전기를 맞게 된다.
투이 패밀리는 갈 곳 없는 이 거구의 소년을 집으로 데려와 친자식처럼 키웠다. 부유층 크리스천 백인 가족과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있는 홈리스나 다름없는 흑인소년이 한 집에서 함께 살게 된 것이다. 이는 아직도 흑백의 갈등과 반목이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미국사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그 분의 가르침을 살아내려고 애쓰는 크리스천 라이프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마이클이 이 집에 들어온 후 추수감사절을 맞아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 모두가 손을 잡은 채 투이 부인이 감사 기도를 인도하는 모습, 그것은 2009년 내 눈으로 바라본 수많은 삶의 모습 가운데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투이 부부가 자녀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이들은 1남 1녀를 두고 있었고, 당시 딸은 마이클과 비슷한 또래의 10대 소녀였다. 그러므로 덩치가 산만한 낯선 흑인소년과 함께 한집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결정이었을까?
가정의 사랑에 눈 뜬 마이클은 학교에서 풋볼에 기량을 보여 마침내 2009년 NFL 드래프트에서 볼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가 그를 1라운드에 지명하는 영광을 차지했고 그 순간부터 그는 백만장자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블라인드 사이드'의 스토리는 요즘 영화들처럼 스토리 자체가 모호하거나 복잡하지 않다. 마약중독자 부모로부터 버려진 불쌍한 흑인 소년 마이클이 투이 가족을 만나 가족애에 눈을 뜨고, 풋볼에 탁월한 소질을 보여 풋볼선수로 성공한다는 이야기. 그러나 그 성공 뒤에는 한 가족의 보통과 우연을 뛰어 넘는 그리스도인의 실천적 사랑의 모험이 한 인생의 성공의 배경이 되었다는 점이다.
스포츠 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대로 구지 스포츠 영화가 아니어도 좋다. 샌드라 불록이 얘기한 것처럼 흑백의 문제를 터치한 영화도 아니다. 다만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피부색 같은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는 따뜻한 가족영화라고 해 두자. 그렇기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은 기적을 낳을 수도 있고 사랑은 불가능을 뛰어 넘어 마침내 가능으로 바꾸는 묘약임을 눈으로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권하는 강추 영화다.
역시 카메론 답다 감탄사가 절로
영상 혁명의 신기원 아바타(Avatar)
인류에게 생태학적 회개를 촉구하는 영화
이 영화를 보면서 과연 타이태닉의 제임스 카메론답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카메론 감독의 대작들이 수없이 많지만 그래도 전 세계 인류에게 아직도 생생한 감동으로 남아 있는 영화, 타이태닉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셀린 디온이 부른 그 영화의 주제가도 마찬가지다.
그 타이태닉이 빙하와 충돌하면서 반으로 두 토막이 나는 장면은 비극적인 역사의 한 순간이긴 했지만 그 스펙터클한 장면 앞에 관객들은 모두 숨을 죽인 경험이 있다. 그 카메론 감독이 14년간을 구상하고 4년간 제작하여 타이타닉 이후 12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가 바로 또 하나의 야심작 아바타(Avatar).
이 영화는 언뜻 과학 공상영화로 보이지만 사실은 지구촌의 모든 인류에게 발등의 불처럼 다가선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숨어 있기도 하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제 맘대로 훼손하고 착취한 인류들에게 생태학적 회개를 촉구하는 서사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의 스토리는 이러하다. 지구는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나먼 행성 판도라에서 대체 자원을 채굴하기 시작한다. 물론 판도라는 카메론이 상상력을 통해 창조해낸 행성. 판도라의 독성을 지닌 대기로 인해 자원 획득에 어려움을 겪게 된 인류는 판도라의 토착민 나비(Navi)의 외형에 인간의 의식을 주입, 원격 조종이 가능한 새로운 생명체 아바타를 탄생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한편,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는 아바타 프로그램에 참가할 것을 제안 받아 판도라로 향한다. 그 곳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된 제이크는 자원 채굴을 막으려는 나비(Navi)의 무리에 침투하라는 임무를 부여 받는다. 임무 수행 중 나비의 여전사 네이티리를 만난 제이크는 그녀와 함께 다채로운 모험을 경험하면서 네이티리를 사랑하게 되고, 그들과 하나가 되어간다. 하지만 우주의 운명을 결정짓는 대규모 전투가 시작되고 그 전투에서 결국 인류는 판도라 원주민들에게 패배하고 만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키 워드는 전쟁이나 우주란 말보다는 환경이다. 그리고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나는 숨 막히는 어드벤처라고 말하고 싶다. 3D 영화여서 그렇기도 하지만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그 웅장한 화면, 입체감과 속도감.
필자가 재미있게 관찰한 것 중 또 하나는 판도라 행성의 원주민들은 신체기능에서부터 아예 사물이나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긴 꼬리와 촉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판도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개체적으로 존재하는 하나의 사물이 아니라 모든 것들이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신비로움.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창조질서였다면 그 질서를 배반하고 착취를 시작한 것은 인류가 아니었는가?
영상혁명의 신기원이란 평가를 얻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영화의 CG(컴퓨터 그래픽)기술의 놀라운 진보는 관람객들에게 전에 경험하지 못한 신비로운 뉴 월드를 아낌없이 선사하고 있다.
글쓴이: 조명환 목사 ⓒ 크리스천뉴스위크
올린날: 2010년 1월 13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