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

뉴욕의 맨하튼에 가면 횡단보도 앞에 신호등을 작동시키는 버튼을 쉽게 만나게 됩니다. 길을 횡단하려는 사람들은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 됩니다. 그러나 작동하지 않는 버튼들이 더 많습니다. 왜 작동하지도 않는 버튼들을 그대로 설치해 둔 것일까요? 그것은 도로를 건너려는 사람들이 횡단보도 버튼이 신호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믿게 해 주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버튼을 달아놓은 지역의 행인들이 신호등 앞에서 기다리는 일을 더 잘 참아낸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의 닫힘 버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작동을 잘 하지 않지만 승객들은 엘리베이터의 문을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순간을 잘 참아낼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플라시보 버튼(Placebo button)' 또는 '대형 사무실의 온도조절기'라고 부릅니다.

대형 빌딩의 사무실에는 종종 가짜 온도 조절기가 달려 있습니다. 온도가 같은 실내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덥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들은 춥다고 느낍니다. 빌딩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요구를 충복시키는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는 일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층마다 혹은 사무실마다 가짜 온도조절기를 설치함으로써 각자가 온도를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이용했습니다. 그랬더니 실제로 불평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줄었다고 합니다.

현실적으로 할 수 없거나 통제의 권한이 없는 무엇인가에 대해 통제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경향은 1965년에 젠킨스와 워드라는 두 명의 연구가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카지노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높은 숫자를 내야 할 때 주사위를 높이 던진다고 합니다. 반대로 낮은 숫자를 원하면 최대한 부드럽게 던진다고 합니다. 이것은 마치 축구 팬들이 경기를 관람하면서 자신들이 직접 공을 차기라고 하듯이 손발을 마구 움직이는 것과 같습니다. 골퍼가 퍼팅을 한 후, 공이 홀로 향하도록 몸을 움직이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환상은 많은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행동 가운데 자주 드러납니다.

당신은 자신의 삶을 뜻대로 만들어 가고 통제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자녀의 문제, 경제적인 상황, 부부 사이 혹은 사람들과의 관계, 건강 등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일들과 환경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믿습니까? 사실 자신의 삶이라고 해도 모든 것을 계획한대로 이루고 통제해 나갈 수 는 없습니다. 내 인생이라고 해도 내가 확실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16:9),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부터 나오느니라"(잠16:1). 독일 속담에도 "사람은 생각하고 하나님은 인도하신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 인생이라고 말하지만 내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여기 또 하나의 성경말씀을 묵상해 보십시오.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잠16:3). 내 생각과 계획을 뛰어 넘어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그 분께 맡겨 보시기 바랍니다. 놀람, 기쁨, 감격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글쓴이: 윤동현 목사, 그린교회 CA
올린날: 2012년 10월 18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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